16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도 아직까지 깨달음이 없느냐
17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은 배로 들어가서 뒤로 내버려지는 줄 알지 못하느냐
18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19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
20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요 씻지 않은 손으로 먹는 것은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하느니라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죄의 근원을 살피시는 분입니다.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게”(마 15:18)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오스왈드 챔버스는 ‘깊이 뿌리박혀 잘 뽑히지 않는 죄, 너무 깊이 있어 잘 드러나지 않는 죄’를 가리켜 ‘고정된 죄성’이라 불렀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존재 자체를 흔들어 행위뿐 아니라 감정과 생각, 영적인 차원까지 낱낱이 보게 하십니다.
죄의 근원인 마음을 살피지 않으면, 피상적인 회개만 하게 됩니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죄도 회개도 반복하게 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시작되는 죄들을 알아차리고 잘라 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교회는 ‘죽음에 이르는 7가지 죄: 칠죄종(七罪宗)’에 관해 가르쳐 왔습니다. 근원이 되는 죄 7가지는 교만, 시기, 분노, 나태, 탐욕, 탐식, 정욕을 가리킵니다. 성령께서 조명해 주시지 않으면, 죄인 줄 모르거나 죄지은 줄 모른 채 살게 됩니다. 경건의 훈련은 인간의 노력이 아닌 하나님께 속한 것입니다.
이사야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부정함을 보았습니다(사 6:7).
그리고 죄를 깨달음으로써 죄 사함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죄를 가리켜 성 암브로시우스는 ‘복된 죄’(felix culpa)>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나의 죄를 발견하고, 깨닫게 하시는 은혜를 뜻합니다. “하나님이여 나를 살피사 내 마음을 아시며 나를 시험하사 내 뜻을 아옵소서 내게 무슨 악한 행위가 있나 보시고 나를 영원한 길로 인도하소서”(시 139:23-24).
나는 성령으로 ‘모든 죄’를 살피며 깨닫고 있습니까?
❶ 죄를 발견하고, 회개하는 것이 복됨을 깨닫습니까?
❷ 행위뿐 아니라 죄의 근원까지 깨닫게 하시길 간구합니까?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시작되는 죄들을 알아차리고 잘라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❶ 오스왈드 챔버스
성령께서 우리 안에 들어오시면 우리 존재 자체를 뒤흔들어 놓으십니다.
뿌리를 흔들어서 그 정체를 드러나게 하십니다.
죄라고 생각하지 않고 지었던 무서운 죄가 무엇인지 드러납니다.
❷ 경기일보 오피니언 <삶과 종교> 2012.08.21. 기사 [속지 마십시오]
20세기 후반 클래식 음악계를 이끈 지휘자이자 작곡가, 연주자였던 마에스트로 레너드 번스타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내가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아내가 알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청중이 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을 속이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연습하지 않아도 내 실력은 변함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달을 연습을 쉬더라도 조금만 노력하면 이전처럼 뛰어난 연주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스스로를 속이고 다른 사람까지도 속이려 합니다.
성경 디모데후서는 사도 바울이 순교하기 전 마지막 지하 감옥에서 그의 영적인 아들 디모데에게 당부하는 내용을 적은 편지입니다. 그 책 가운데 바울이 디모데에게 이렇게 당부합니다. “속지 마십시오!” 마지막 때가 되면 우리와 교회를 미혹케 하는 이들이 생길 것이니 그것들에 속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속아서도 안 되지만,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우리는 죄를 지으면서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할 때가 있습니다. ‘이 정도는 죄도 아니야. 나보다 훨씬 큰 죄 짓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잘 살고 있어, 이 정도는 나쁜 것도 아니야’라고 스스로를 속이며 합리화시킵니다. 그러다보면 회복될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고 맙니다.
매일 영적으로 점검하지 않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 세력에 침식당한 자신의 모습을 보며 깜짝 놀라게 될 것입니다. 우리를 무너뜨리는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안에 있는 적이 가장 무서운 적입니다. 배가 가라앉는 이유는 배가 물 위에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물이 배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금 괜찮다고 속으면 안 됩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가늘게 조금씩 내리는 비는 조금씩 젖어들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옷이 젖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그러나 가랑비라도 계속 맞다보면 속옷까지 흠뻑 젖게 됩니다. 오늘도 영적 조율과 민감함이 필요합니다. 악한 세력에 자신도 모르게 침식 당하지 않도록 자신을 살피고 교정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가을은 쉬기에도 좋지만 영적 삶을 조율하기에도 참 좋은 때인 것 같습니다. 이 가을에 영적 민감함을 가지고 스스로를 조율하며 올바른 길로 걸어가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❸ 국민일보 <바이블시론> 기고 2016.04.01. 기사 [육룡이 나르샤]
작가는 이 드라마를 통해 인간들이 가지는 욕망의 속성을 보여주려는 듯하다.
드라마에서 종종 등장하는 ‘벌레’라는 말이 있다. 극중 이방원의 정인이었던 ‘분이’는 이렇게 말한다. “방원아, 네 속에는 벌레가 있어. 벌레가 너를 삼키려 하면 뱉어내. 벌레야! 방원의 뱃속에서 나와!” 벌레가 자라 자신을 삼키는 순간 인간은 괴물로 변해 버린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하는 것이 ‘악’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힘써 하고 있음에도 하나님이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목회자마다 ‘세상’까지는 아니어도, ‘교계’를 바꾸어 보겠다는 생각을 중심으로 ‘내’가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교만과 고집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이사야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부정함을 보았습니다(사 6:7).
❹ 디트리히 본회퍼
하나님 앞에 서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죄 고백은 자기를 속이는 일이다.
하나님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에게 고백하고 용서해버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개인이 하나님 앞에 진정으로 섰을 때는 이런 거짓 고백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❺ 2009년 찰스 스펄전 [내 속에 괴물이]
스펄전이 은혜 체험 후에 자신의 할아버지를 찾아가서 고민을 이야기 했던 일화가 있습니다. "할아버지, 나는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없음이 확실해요.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다면 어떻게 이처럼 악한 생각들을 내가 가질 수가 있겠어요?" 그러면 다정하신 할아버지께서는 "정신없는 소리를 하는구나 챠알스야, 네가 이처럼 유혹을 받는 것은 네가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증거야. 이러한 나쁜 생각들은 네게서 나온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마귀의 새끼들이란다. 마귀는 그런 것들을 그리스도인의 문에 놓아두기를 좋아한단다. 그것들을 너의 것으로 여기지 말고 집안에나 마음의 방 속에 자리를 주지 말아라."
